그리스 정부가 북아프리카에서 바다를 건너 도착한 사람들의 난민 신청 접수를 향후 3개월간 중단하고, 지중해를 통해 입국한 사람들을 즉각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국제구조위원회(IRC)는 그리스 정부를 향해 해당 조치를 철회하고, 난민 신청 권리를 보장할 것을 촉구합니다.
현재 크레타에서는 수백 명이 열악한 수용 공간에 밀집되어, 기본적 존엄성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보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난민 신청 권리를 보장하고, 모두가 품위 있는 대우와 존중을 받을 수 있도록 환영으로 맞이해야 할 때입니다.
넓은 수용 공간 확보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은 사람들의 기본권이 보장받는 사회입니다. 이번 계획에는 크레타에 폐쇄형 구금시설을 설치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만, 국제구조위원회는 레스보스와 그리스 섬들의 다른 “폐쇄형” 공간에서 사람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어떤 고통을 겪는지 직접 목격해 왔습니다. 이러한 구금 중심의 모델은 유럽은 물론 그 어떤 곳에서도 기준으로 삼아져서는 안됩니다.
지중해를 통한 이주는 10여 년 전 유럽에서 주요 현안으로 떠올랐음에도 상황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2014년부터 2025년 5월까지 32,000명이 넘는 이들이 유럽으로 향하던 중 사망하거나 실종되었고, 생존자들은 그 여정에서 겪은 참혹한 경험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지중해 횡단을 막기 위한 조치는 오히려 사람들을 더욱 위험한 경로로 내몰게 될 것입니다.
국제구조위원회의 유럽 수석 애드보커시 고문마사 루소(Martha Roussou)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북아프리카에서 바다를 건너 도착한 사람들의 망명 신청을 중단하겠다는 그리스 정부의 계획은, 국제법과 EU 법이 보장하는 망명 신청 권리를 명백히 위반하는 조치입니다.
분쟁과 재난을 피해 온 사람들은 구금되거나 추방당해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이들은 존중받고 대우받아야 하며, 공정하고 합법적인 망명 절차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피난처를 찾는 것은 기본적인 인권에 해당하며, 이를 막는 것은 불법적인 조치일 뿐만 아니라 비인도적인 행위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을 막는 것이 아닌, 그들을 향한 연민입니다. 그리스 당국은 국제적 보호를 요청하는 모든 사람을 지원하고, 이들을 안전한 환경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또한 인격적인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수용 여건 속에서 공정하고 온전한 망명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국제구조위원회 수석 EU 애드보커시 고문 메론 아메하 니크만(Meron Ameha Knickman)도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그리스 당국의 이번 결정은 잘못된 방향입니다. 출신지나 입국 경로와 무관하게, 누구나 난민 신청을 할 권리가 있습니다. 국경에 도착한 이들을 감옥과 같은 공간에 무기한 구금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한 대응이 아닙니다.
진정한 해결책을 위해서는, 누구나 망명 절차에 접근할 수 있음을 보장하고, EU의 연대 메커니즘(Solidarity Mechanism)에 따라 망명 신청자를 재배치한 EU 국가들이 그리스와 같은 최초 도착국들과 연대하도록 독려해야 합니다.
망명 신청자 수용을 원하지 않는 국가는, 그에 상응하는 재정적 지원을 통해 난민들의 망명, 수용, 통합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 동참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크레타와 같은 지역들이 강제 이주민들을 인격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참여해야 합니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난민들이 유럽으로 도착할 수 있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하기 보다, 내년 시행을 앞둔 EU의 ‘이주 및 망명 협약(EU Pact on Migration and Aslyum)’을 인도주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이 협약은 EU가 법적·도덕적 의무에 따라, 강제 이주민의 기본권을 훼손하지 않고 오히려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편집자 노트: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5년 6월 한 달 동안 총 4,165명들의 난민 신청자가 그리스에 도착했습니다. 이는 5월 기준 3,205명보다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 중 3,514명은 레스보스, 사모스, 키오스, 크레타, 가브 도스, 레로스, 코스, 로도스와 같은 섬들로 바다를 통해 입국했으며, 302명은 에브로스 국경을 넘어 육로로 입국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IRC Hellas)는 그리스에서 분쟁과 재난으로 삶과 생계를 잃은 이들이 생존하고 회복하여,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까지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제공과 노동시장 통합을 위한 지원 등을 통해 그리스 내 강제 이주민들을 꾸준히 돕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