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레바논 — 중동 전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3월 1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교전이 급격히 격화되면서 레바논에서 수만 명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이번 폭력 사태는 2024년 11월 체결된 휴전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의 안보 상황 악화를 의미하며, 이미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가정과 지역사회, 그리고 인도적 지원 서비스 전반에 막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3월 1일 기준 남부 레바논과 베카 계곡, 베이루트-마운트레바논 지역을 겨냥한 공습으로 최소 50명이 사망하고 400명 이상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번 폭력 사태로 공포가 확산되면서 많은 가족들이 충분한 준비나 짐을 챙길 시간도 없이 안전한 곳을 찾아 집을 떠나고 있습니다. 이후 남부 레바논과 베카 계곡 일부 지역의 100개가 넘는 마을에 대피 명령이 내려지면서 추가적인 대규모 이주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IRC) 직원은  공습이 가족의 집 근처에서 발생했을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전했습니다.

“새벽 2시 40분, 부모님과 저는 창문에서 떨어진 집 안 복도에 앉아 있었습니다. 주변에서 공습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대피 명령은 내려지지 않았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이 일어날지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몇 초 만에 우리는 집을 떠나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신분증과 약, 몇 가지 필수품만 챙긴 채 거리로 나왔습니다. 여성과 아이들의 비명 소리가 들렸고 자동차 경적이 울렸으며, 모두가 동시에 탈출하려고 했습니다. 평소라면 10분이면 벗어날 수 있는 동네를 빠져나오는 데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 아버지는 한 대의 차에, 어머니와 저는 다른 차에 타고 혹시 한 길이 공격을 받을 경우를 대비해 서로 다른 길로 이동했습니다. 결국 더 안전한 지역에서 다시 만났을 때 조카들과 연로하신 부모님은 두려움과 피로로 완전히 지쳐 있었습니다. 지금은 안전하지만 그날 밤의 기억은 오래도록 남을 것입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현재 피난민 대피소가 빠르게 수용 한계에 도달하고 있으며, 피난민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안전한 거처를 확대하고 필수 구호를 제공하기 위한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경고했습니다. 현재 전국의 피난민 대피소에는 8만 4천 명 이상이 등록되어 있으며, 상황이 계속 변화하는 가운데 단 24시간 만에 그 수가 두 배로 증가했습니다. 수백 개의 학교와 공공 건물이 긴급 대피소로 전환됐으며, 많은 피난민 가족들은 친척 집에 머물거나 작은 아파트에 여러 가족이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일부는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도로변 차량에서 밤을 보내기도 합니다. 새롭게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 가운데에는 이미 한 차례 분쟁을 피해 레바논으로 탈출해 어렵게 삶을 재건했던 시리아 난민들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다시 한 번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레바논 국민들은 이미 수년간 이어진 경제 위기와 부족한 인도적 지원 속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가 2025년 12월 실시한 모니터링 결에 따르면, 퇴거 위협에 직면한 가구의 81%가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사태의 격화는 난민과 이주 노동자를 포함한 많은 가족들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 레바논 국가 대표 마그다 로스만(Magda Rossmann)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불안정한 안보 상황 속에서도 국제구조위원회와 파트너 단체들은 피난민과 분쟁 피해 가족들의 긴급한 필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응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동시에 직원과 지역사회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장의 파트너 단체들은 이주가 확산되면서 공공 서비스와 지역사회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임대료는 상승하고 생계 기회를 둘러싼 경쟁은 심화되고 있으며, 의료, 식수, 전력, 교육과 같은 필수 서비스 역시 더욱 큰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의 긴급 대응 활동은 위기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필수 의료 서비스, 정신건강 및 심리사회적 지원, 긴급 현금 지원, 담요 등 생필품, 그리고 어린이와 폭력 생존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그러나 레바논에 대한 인도적 지원 자금은 이미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지난해 인도적 대응 계획(Humanitarian Response Plan)은 필요한 자금의 3분의 1만 확보되었습니다. 현재와 같은 대규모 이주는 이미 부족한 가용 자원을 빠르게 소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인도적 단체들이 긴급 대응을 확대하고 의료 및 보호 서비스를 강화하며, 아무런 준비 없이 피난한 가족들에게 현금 지원과 필수 구호 물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유연한 긴급 자금 지원이 시급합니다.

신속한 국제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레바논의 인도적 상황은 향후 며칠과 몇 주 사이에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미 위기의 경계에 놓인 수천 가구가 더 큰 고통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안전과 필수 서비스, 긴급 지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즉각적인 교전 중단을 촉구하며, 모든 당사자들이 국제인도법을 준수하고 민간인과 민간 인프라를 보호할 것을 요청합니다.

 

레바논에서의 국제구조위원회 활동

국제구조위원회는 2012년부터 레바논에서 활동하며 레바논 국민과 난민을 대상으로 구호 및 회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중첩된 위기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법률 지원, 보호 서비스, 교육, 의 서비스(정신건강 및 성·재생산 건강 포함), 경제적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긴급 대응과 장기적인 회복 지원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국제구조위원회는 레바논 전역에서 18만 명 이상을 지원했습니다.

편집자를 위한 참고 사항

피난민 공동체의 상황을 담은 사진은 요청 시 언론에 제공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