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텡게 난민캠프에 위치한 국제구조위원회 지원 의료시설. 이곳의 산부인과 병동에서 근무하는 은제파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을 겪어 온 여성들을 매일 맞이하고 있습니다. 

고향 수단의 전쟁을 피해 떠난 이 여성들 중에는 며칠을 걸어 차드 국경을 넘어온 경우도 있습니다. 또 어떤 여성들은 돈도 거의 없고 식량도 부족한 데다,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한 채 도착합니다. 많은 여성들은 은제파가 있는 진료소에 도착할 무렵 이미 지치고 두려움에 휩싸인 상태이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습니다.

아부텡게 난민캠프 내 국제구조위원회 진료소 산부인과 병동에서 조산사 은제파 딩가톨룸(32)이 마리암의 산전진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임산부가 집에만 있는 것은 좋지 않지요. 그래서 아이와 엄마 모두의 건강을 위해, 의료센터에 검진을 오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 은제파
Photo: 타이워 아이나-아데오쿤 / 국제구조위원회

은제파는 이러한 환경에서의 임신이 결코 순탄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몇 달 동안이나 적절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진통이 시작돼도 어디에서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료소는 이들에게 찾아갈 곳이 되어 줍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는 대신, 진료를 받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을 만나며 임신 기간 내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입니다.

캠프 안의 돌봄

은제파의 활동에서 눈에 띄는 점은 많은 경우 지원이 진료실 밖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NGO나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필요한 도움과 지원을 그 자리에서, 즉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은제파는 말합니다. “여러 기관들이 나서서 식량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밀가루를 이 여성들에게 나눠 주게 되면, 집으로 가져가서 직접 음식을 요리해 먹을 수 있습니다. 보통의 임산부들처럼 말이죠.”

이러한 지원이 중요한 이유는 캠프에 도착한 많은 여성들이 이미 생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충분한 식량을 구하는 것입니다. 먹을 것도,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일거리도 없습니다.” 은제파는 말합니다. “이곳에 도착한 여성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먹어야 할지 모릅니다. 그래서 생활이 많이 어렵습니다.”

파르차나 난민캠프의 자택에서 제이나브와 친구들이 현지 음식을 나누며 함께 식사하고 있습니다.
어머니들이 아부텡게 난민캠프에서 함께 식사하고 있습니다. 식량 지원은 임산부들이 건강을 유지하고 자녀들을 돌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Photo: 타이워 아이나-아데오쿤 / 국제구조위원회

차드를 향한 마리암*의 여정

마리암은 은제파가 돌본 여성들 중 한 명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보는 앞에서 남편을 죽였어요. 그리고 제 여섯 아이들은 실종됐고요. 일곱째 아이만 등에 업고 왔습니다.” 마리암의 말에서는 수단을 탈출하며 겪은 일들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마리암은 차드에 도착했을 때 임신 중이고 부상까지 입은 상태였는데, 너무 큰 충격을 받은 나머지 당시 여정의 기억 일부가 흐릿해져 버렸습니다.

마리암이 처음 캠프에 도착했을 때는 진료소가 아직 생기기 전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전문적인 의료 지원을 받지 못해 집에서 아이를 유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오랫동안 슬픔과 불안 속에서 실종된 아이들의 소식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아이들을 다시 찾게 되면서 마리암의 삶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부텡게 난민캠프 내 국제구조위원회 진료소 산부인과 병동에서 마리암의 모습.
“저와 아이들이 편안하게 함께 살 수 있도록, 안전하고 좋은 곳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요.” - 마리암*
Photo: 타이워 아이나-아데오쿤 / 국제구조위원회

현재 마리암은 재혼하여 다시 임신 7개월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녀는 이제 아부텡게 난민캠프에 있는 국제구조위원회 지원 의료시설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명확한 출산 계획도 세워져 있고, 훈련받은 의료진이 마리암의 임신 과정을 세심히 살피고 있습니다. “매달 추적 진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기가 건강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행복해요.” 마리암은 말합니다. 이러한 지원은 그동안 수많은 상실을 겪은 마리암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전해줍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거라는 희망입니다.

여성들을 향한 은제파의 소망

은제파는 자신이 만나는 여성들에 대해 현실적이면서도 희망적인 관점으로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먼저 여성들이 스스로를 믿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이들과 함께하는 파트너 기관이나 NGO 관계자들을 신뢰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은제파는 말합니다. “이 여성들이 하루하루 지나며 삶의 만족감을 되찾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부텡게 난민캠프 내 국제구조위원회 진료소 산부인과 병동에서 조산사들이 산전진료 세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 조산사 다라살람, 은제파, 사디아가 진료소의 산부인과 병동에서 산전진료 세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Photo: 타이워 아이나-아데오쿤 / 국제구조위원회

은제파의 말에는 그녀가 매일 마주하는 여성들의 현실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은 굶주림과 두려움, 불확실성 속에서 임신기를 지내면서도 가족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신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이곳에 도착한 후 기본적인 생필품조차 부족해 더욱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차드 동부 지역을 향한 지속적인 지원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차드에서 국제구조위원회의 지원이 왜 중요할까요?

은제파에게 캠프의 산모들을 진료하는 것은, 출산을 돕는 것 이상의 큰 의미를 갖습니다. 상실로 얼룩진 여정을 지나온 여성들은 진료를 통해 자신이 존중받고 지원받으며,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진료소는 여성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주며, 국제구조위원회의 지원은 돌봄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는 마리암과 같은 어머니들이 두려움 속에서도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차드 동부 아부텡게 난민캠프와 인근 지역에서 수단의 분쟁과 기근을 피해 온 난민과 강제이주 가족들을 대상으로 산모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센터를 지원함으로써, 여성과 신생아가 생존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진료소에서는 산전진료, 안전한 출산 지원, 산후 추적 진료를 제공합니다. 또한 의료 파트너 및 현지 직원들과 협력해 여성들이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마리암과 같은 여성들이 보다 안전하고 존엄한 환경에서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차드 동부 아부텡게 난민캠프 내의 국제구조위원회 진료소.
차드 인도주의 기금(Chad Humanitarian Fund)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국제구조위원회 지원 아부텡게 난민캠프에서 수단 여성들과 현지 여성들이 산모 건강 서비스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Photo: 타이워 아이나-아데오쿤 / 국제구조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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